잇따른 현장실습 사고에 직업계고 절반 취업 대신 대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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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2024 달고나(달콤한 고졸 취업 나도 할래)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을 준비중인 학생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김종택 |
올해 직업계고등학교 졸업생의 취업률이 5년새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제 취업으로 진로를 선택한 학생이 10명 중 3명이 채 안됐다. 반면 대학 진학률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잇따른 현장 실습 사고가 취업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577개 직업계교의 올해 2월 졸업자 6만3005명을 대상으로 취업 및 진학 여부 등 세부정보를 파악한 '2024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 결과(지난 4월1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직업계고 졸업자 6만3005명 가운데 1만6588명(26.3%)이 취업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부터 매년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공공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직업계고 학생의 졸업 후 취업 상황을 파악하는 국가 승인 통계다.
취업률은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전체 직업계고 졸업생 중 취업한 비율인 '순취업률'을 살펴보면 2020년 27.7%에서 2021년 28.6%, 2022년 29.6%으로 높아지다 2023년 27.3%, 올해는 26%대로 떨어졌다. 다만 분모를 졸업자 가운데 진학자와 입대자, 제외인정자(장애인 등)를 뺀 수로 계산하는 단순 '취업률'로 보면 2020년 50.7%에서 올해 55.3%로 상승했다. 취업 의지가 있는 학생들 중 취업자를 보는 '취업률'을 봐야한다는게 교육부 입장이지만, 순취업률로 따져보면 취업자 비율은 줄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취업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은 맞다"며 "현장실습에서 사고가 난 이후에 취업률 급격하게 줄면서 회복되지 않는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 제주도 생수공장 사망 사고와 전북 전주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 등으로 취업을 꺼리는 학생들이 늘면서 취업률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학교 유형별 취업률은 마이스터고가 72.6%로 직업계고 중 가장 높았다. 그 뒤를 특성화고(52.3%)와 일반고 직업반(43.9%) 등이 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북(69.5%)과 대구(65.3%), 대전(61.1%), 경남(59.5%), 세종(59.4%), 충남(58.2%), 강원(56.2%), 광주(55.9%) 8개 시·도가 전체 취업률 평균(55.3%)보다 높았다.
이와 달리 대학에 입학한 졸업생은 올해 3만216명으로 진학률이 48%에 달했다. 2020년(42.5%)보다 5.5%포인트(p) 올라간 수치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녀가 한명밖에 없는 가구가 늘면서 힘든 일을 시키는 것보다 대학 진학을 선호하고, 전반적인 학력중심 사회문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학도 취업도 하지 않은 미취업자 비율은 21.3%로 전년 대비 0.4%p 낮아졌다. 문제는 이러한 학생들의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걸려있어 취업 소개 정보 등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어 고민 중"이라며 "거점 직업학교를 늘려 취업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1년 새 직장을 벗어나는 직업계고 학생들도 늘었다. 직업계고 졸업자의 유지취업률을 보면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 가입자가 6개월 동안 취업을 유지하는 1차 유지취업률은 82.2%(1만5951명)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12개월동안 유지하는 2차 유지취업률은 66.2%(1만2849명)로 전년 대비 0.2%p 떨어졌다. 남성의 경우 군입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하는 비율은 늘고 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1000명 이상에 취업한 비율이 23.5%, 300~1000명 미만 11.0%, 30~300명 미만 34.5%, 5~30명 미만 26.1%, 5명 미만 4.8%로 30~300명 미만 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3년 연속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교육부는 올해 직업계고 학생에 대한 진로·취업을 지원하는 직업계고 거점학교를 운영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양질의 기업과 고졸 채용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며 "앞으로 직업계고 거점학교를 확대하고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직업계고 학생들의 진로지도와 취업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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